[일본] 빨간 마스크
빨간 마스크 또는 입 찢어진 여자(일본어: 口裂け女, くちさけおんな)는 일본의 도시전설로, 1979년 봄부터 여름 사이에 일본 전역에서 유행하게 되었다. 이 전설은 1993년과 2004년에도 주기적으로 재조명되며,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빨간 마스크는 "내가 예쁘냐?"고 묻고, 대답에 따라 상대방을 살해하는 무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전설의 주인공은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를 쓴 젊은 여자이다. 그녀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를 붙잡고 "나, 예쁘니?(わたし、きれい?)"라고 묻는다. 아이가 "예쁘다(きれい)"고 대답하면, 여자는 마스크를 벗고 "…… 이래도 예뻐……?(……これでも……?)"라고 다시 묻는다. 그녀의 입은 귓가까지 찢어져 있다. 아이가 "예쁘지 않다(きれいじゃない)"고 대답하면 그 자리에서 낫으로 베어 죽이고, "예쁘다(きれい)"고 대답하면 아이의 입을 찢어 버린다고 한다. 이 전설에는 혈액형에 따라 입을 찢는다는 설도 존재하는데, A형은 웃는 만큼, B형은 볼까지, AB형은 얼굴 피부를 찢고, O형은 귀밑까지 찢는다고 전해진다.
여자는 긴 가위, 식칼, 낫, 손도끼, 도끼, 메스 등 다양한 흉기를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도시에서는 사람이 많아 흉기를 숨겨야 하므로 가위나 낫을 사용하고, 시골에서는 식칼이나 손도끼, 도끼 등 파괴력이 강한 흉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녀는 130개의 이가 있어 아이를 물어 죽이는 것도 쉽다고 한다.
빨간 마스크는 100미터를 2초(혹은 6초) 만에 주파할 정도로 빠르며, 경찰 오토바이를 앞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나막신을 신고도 빠른 속력을 낼 수 있다고 하니, 그녀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키는 2미터를 넘는다고도 하며, 몸은 대체로 호리호리하고 말랐다고 전해진다.
이 전설에서 살해당하지 않으려면 "보통(ふつう)"이라고 대답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2000년경에는 "그저 그래요(まあまあです)"라고 대답하고 도망치는 방법이 전해졌다. 가락엿(べっこう飴)과 포마드를 이용해 도망치는 방법도 알려져 있다. 특히 포마드는 여자가 약하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포마드를 던지거나 뿌리면 그녀가 패닉 상태에 빠져 도망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빨간 마스크 전설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한다. 기후현 미노카모 시의 교육열이 강한 어머니의 모습이 유래라는 설과, 아이치현 근처의 한 어머니가 경제적 사정으로 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 없어 딸에게 지어낸 이야기가 여러 가지로 변화되어 전국에 퍼졌다는 설이 있다. 또한, CIA가 소문이 퍼지는 방법을 검증하기 위해 퍼뜨린 소문이라는 설도 흥미롭다.
이처럼 빨간 마스크는 단순한 도시전설을 넘어, 일본 사회의 다양한 문화와 심리를 반영하는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이 전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이유는 그 공포와 신비로움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