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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2헤르츠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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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헤르츠 고래, 일명 52 블루는 정체불명의 종에 속하는 고래로, 52헤르츠라는 독특한 주파수로 울음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주파수는 52헤르츠 고래의 이동 패턴과 가장 유사한 종인 대왕고래(10~39Hz)와 긴수염고래(20Hz)보다 훨씬 높은 음역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이 고래의 소리는 여러 지역에서 꾸준히 탐지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이 주파수로 울음소리를 내는 유일한 개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관찰된 적은 없으며, 오직 수중 음향 탐지기로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고래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로 불리며, 2010년 이후로는 동일한 주파수로 울음소리를 내는 두 번째 고래의 기록이 간헐적으로 발견되었다. 52헤르츠는 음악적으로는 피아노의 88건반 중 12번째로 낮은 건반인 G#1에 해당하며, 더블베이스의 가장 낮은 줄(E1)의 4번 손가락 위치에 해당한다. 52헤르츠 고래의 울음소리는 고래의 음향적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주파수가 독특하다. 이 고래의 울음 패턴은 대왕고래나 긴수염고래와 유사하지 않으며, 더 높은 주파수와 짧고 빈번한 소리를 낸다. 이 고래의 울음소리는 반복 주기, 지속 시간, 순서가 매우 다양하지만, 주파수와 특유의 군집성으로 쉽게 식별된다. 1992년 이후 이 고래의 울음소리는 약간 낮아져 50헤르츠에 가까워졌는데, 이는 고래가 성장하거나 성숙했음을 나타낸다. 52헤르츠 고래의 이동 경로는 다른 고래 종의 존재나 움직임과 관련이 없다. 대왕고래와 유사한 이동 경로를 보이지만, 시기는 긴수염고래와 더 유사하다. 이 고래는 매년 8월에서 12월 사이에 태평양에서 탐지되며, 1월에서 2월 사이에 탐지 범위를 벗어난다. 알류샨 열도와 코디악 섬 북쪽에서 캘리포니아 해안 남쪽까지 이동하며, 하루에 30~70km를 이동한다. 한 시즌 동안 이동한 거리는 최소 708km에서 최대 11,062km에 이른다. 우즈홀 해양학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이 고래의 종을 식별하지 못했으며, 기형이거나 대왕고래...

[세계] 세이킬로스의 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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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이킬로스의 비문(Επιτάφιος του Σείκιλου, Seikilos Epitaph) 또는 세이킬로스의 노래는 고대 그리스 트랄레스에서 출토된 기둥에 새겨진 비문과 그 비문에 담긴 음악을 가리킨다. 이 비문은 1883년 스코틀랜드의 고고학자 윌리엄 램지 경이 튀르키예 에페소스 근교의 아이든 지역에서 발견한 것으로, 고대 그리스 도시 트랄레스의 폐허에서 나온 것이다. 비문에는 하나의 노래가 가사와 함께 고대 그리스 기보법으로 새겨져 있다. 이 비문은 기원후 1세기에서 2세기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비문이 금석학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현존하는 악보 중에서 곡이 완성된 형태로 보존된 가장 오래된 음악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작곡가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비석에 등장하는 세이킬로스가 작곡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비석은 발굴된 후 관리되지 않아 한동안 실종되었으나, 튀르키예 독립 전쟁 동안 스미르나(현재의 이즈미르) 항구에서 다시 발견되었다. 이후 1966년 덴마크 정부에 의해 코펜하겐에 있는 덴마크 국립 박물관으로 이송되어 현재까지 전시되고 있다. 비문에는 서문, 악보, 그리고 비문을 남긴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서문에는 "나는 돌이요 형상이라. 세이킬로스가 죽지 않는 기억의 상징으로서 나를 이곳에 두노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악곡 아래에는 "세이킬로스, 에우테르(페)"라는 문구가 있어, 에우테르페가 음악의 여신을 의미할 수도 있고, 세이킬로스의 아내나 어머니를 가리킬 수도 있다. 이는 세이킬로스가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겪고, 삶에 대한 고뇌 끝에 창작한 노래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악보는 짧지만 완성된 형태로 보존되어 있다. 세이킬로스의 비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보존된 악보로, 고대 그리스의 기보법을 사용하여 기원후 1세기 또는 2세기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곡은 고대 그리스 음악 중에서 악보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예시 중 하나다. 그리스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음악이 사용되었고, 그리스...

[세계] 벨메즈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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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1년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벨메즈 마을에 살고 있던 마리아 페레이라 고메즈는 8월 23일, 손자가 부엌 바닥을 보고 기겁하는 모습을 보고 그곳을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부엌 바닥에 사람 얼굴 형상이 나타난 것이었다. 마리아는 이를 지우려 애썼지만 아무리 시도해도 얼굴 형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리아의 남편도 여러 방법을 시도했으나 결국 바닥을 시멘트로 덮어버렸다. 그러나 며칠 뒤 얼굴 형상은 다시 나타났고, 결국 마리아의 남편은 바닥을 부수고 새로 시멘트를 칠하는 공사를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 형상은 다시 나타났고, 이제는 부엌뿐만 아니라 집안 곳곳에서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두려움에 떨며 마드리드 대학의 알구모사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교수는 벨메즈에 와서 집안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얼굴 형상이 가족들이 일부러 그린 것이 아닌지 의심했지만, 그들은 그릴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왜냐하면 얼굴 형상은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수는 얼굴이 있는 바닥을 잘라내어 대학으로 가져가 엑스레이 촬영을 시도했으나, 바닥 조각을 대학에 가져가자 얼굴 형상은 신기하게도 사라졌다. 그런데 그 시각, 벨메즈 집에서는 얼굴 형상들이 다시 나타났고, 부엌 바닥을 가득 채웠다고 한다. 얼굴 형상들은 잠시 후 사라졌지만, 1972년 4월 9일 다시 한 번 집안을 메운 얼굴들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다양한 얼굴들이 보였고, 남녀 수도자(수사, 수녀)로 보이는 얼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얼굴들은 찡그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후 심령 현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집을 방문했고, 바닥에서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해, 부엌 바닥을 파기 시작했다. 2.7미터를 파내자, 수많은 사람의 뼈가 출토되었다. 과학적 분석과 역사학자들의 검토 결과, 이 유골들은 11세기 무렵, 안달루시아를 지배하던 무어인들이 살해한 기독교인들의 유해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로 인해 얼굴 형상은 무어인들에 의해 ...

[세계] 뱀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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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파이어는 그 자체로 매우 다양한 전설과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인간의 피를 마신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뱀파이어는 날카로운 송곳니를 이용해 희생자의 피를 빨아들이고, 그로 인해 희생자는 죽거나 뱀파이어로 변하게 된다. 뱀파이어는 대개 밤에 활동하며, 햇빛에 노출되면 능력이 약화된다. 일부 뱀파이어는 박쥐나 늑대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며, 신체적으로 강하고 희생자에게 유혹적인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 있다. 또한, 거울에 비치지 않거나 그림자가 없다는 특성을 지니기도 한다. 브램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는 뱀파이어 전설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드라큘라는 루마니아의 트란실바니아 출신으로, 스토커는 그의 이름을 통해 실제 역사적인 인물인 블라드 드라큘라를 떠올린 것으로 여겨진다. 블라드 드라큘라는 15세기 중반 루마니아의 왕자로, 오스만 제국의 침략에 맞서 싸운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적들을 나무에 꿰어 처형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임팔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전설에 따르면 블라드는 죽어가는 희생자들 속에서 식사를 즐기며 그들의 피에 빵을 적셔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가 사실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브램 스토커가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드라큘라라는 캐릭터를 창조했다고 믿는다. 실제로, 드라큘라는 블라드 드라큘라의 전설적인 이미지를 채택한 인물이다. 뱀파이어 전설은 중세 시대에 특히 강하게 퍼졌으며, 그 당시 전염병인 흑사병의 유행과 함께 더욱 확대되었다. 흑사병에 걸린 사람들은 종종 입에서 피를 흘리며 사망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뱀파이어의 징후로 오해하기도 했다. 이 시기, 신체적인 질병에 걸린 사람들은 종종 뱀파이어로 몰려 사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미신은 과학적인 이해가 부족했던 시대에서 더욱 퍼져나갔다. 예를 들어, 포르피리아라는 질환은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일부 증상은 피를 섭취함으로써...

[세계] 나스카 지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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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남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나스카 지역에는 거대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이 지역에는 거미, 고래, 원숭이, 벌새, 거인 등의 그림을 포함해 30개 이상의 거대한 그림과, 소용돌이, 직선, 삼각형과 같은 곡선 및 기하학적인 무늬가 140개 이상 그려져 있다. 각 그림의 크기는 최대 300m에 달해 매우 거대하다. 때문에 이러한 그림은 오직 하늘에서만 완전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기원전 300년경에 그려졌다고 전해지지만, 그 크기와 정교함 때문에 오랫동안 초고대 문명설의 근거로 사용되기도 했다. AI를 활용해 300여 개의 새로운 그림이 추가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 거대한 지상화들은 1939년, 페루 남부 지역을 비행 중이던 비행기 파일럿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그 이유는 그림들이 너무 커서 지상에서는 선만 보일 뿐, 그림 전체를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직 하늘에서만 그 전모를 볼 수 있었다. 1948년에는 미국 롱아일랜드 대학의 농업경제학자인 폴 코소크 교수가 연구를 시작했고, 그 후에는 전직 초등학교 교사였던 독일인 마리아 라이헤가 그의 조수로 연구를 이어갔으며, 결국 큰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이 거대한 나스카 지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제기되었다. 마리아 라이헤는 이 지상화들이 나스카인들이 천문학적인 용도로 만든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나스카인들이 사용하던 도자기에서 새 그림과 비슷한 문양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지상화의 제작 난이도를 보면, 이를 그릴 수 있는 문명이 있다면 그들이 만든 도면이나 축척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그림이 하늘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고대인들이 자신들이 볼 수 없는 그림을 그릴 이유는 없기 때문에, 일부는 이 그림들이 외계인의 우주선 착륙을 위한 표지판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에서는 외계인을 연상시키는 형상의 사람 그림이나 활주로와 비슷한 직선 등이 근거로 제시되지만, 이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또한, 일부는...

[세계] 도플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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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플갱어는 단순한 전설을 넘어서, 현실 속에서도 신비한 사건을 자아내는 존재로 여겨진다. "도플갱어"라는 이름은 독일어에서 유래되었고, 그 의미는 '둘'을 뜻하는 Doppel 과 '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Gänger 에서 유래한,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자체인 존재를 지칭한다. 전설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도플갱어를 만날 경우, 그 존재가 지닌 신비한 힘에 의해 불행과 죽음을 맞이한다고 전해진다. 고대 독일에서 시작된 이 전설은 사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었고, 그 미신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도플갱어를 마주치면, 그 사람은 가까운 시일 내에 죽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더 심한 이야기에서는 도플갱어가 자신을 미쳐버리게 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고 전해졌지만, 어떤 버전에서는 도플갱어를 볼지라도 상대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그 악운을 피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설명도 존재했다. 이 미스터리의 뿌리는 단지 전설에만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몇몇 역사적인 인물들도 도플갱어를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위대한 문학가 괴테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만난 경험을 일기에 기록한 바 있으며, 그가 목격한 형상은 많은 이들에게 신비로운 존재로 기억되었다. 그 당시 괴테는 그 사람을 보았을 때 무언가 불길한 예감을 느꼈지만, 과학적으로는 '브로켄 현상'—안개 속에서 자신을 반사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현대 사회에서도 도플갱어는 여전히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존재로 남아 있다. 예를 들어, 2015년 영국에서 한 남성은 자신의 도플갱어를 트위터에서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이들은 그 후로 친분을 맺으며 불가사의한 우연에 경악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최근에는 정치인들조차 도플갱어의 존재를 목격하며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유사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도플갱어가 단지 초자연적...

[세계] 백두산 천지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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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산 천지의 괴물, 그리고 그 신화의 실체 백두산의 천지, 그 깊고 신비로운 칼데라는 언제나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천지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곳이지만, 그곳에 거대한 괴물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한편으로 신비함을, 다른 한편으로는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백두산 천지 괴물, 혹은 '천지수괴(天池水怪)'의 이야기는 오랜 역사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전설이다. 그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수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천지 괴물, 신화의 기원 백두산에 사는 괴물의 이야기는 산해경(山海經)이라는 고대 중국의 신화와 지리서적에 등장한다. 산해경에는 "불함산(不咸山) 근처에 사는 괴물"에 대한 언급이 있다. 이 괴물은 "짐승 머리에 뱀의 몸을 가진 존재"로, 금충(琴蟲)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금충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모호하다. '뱀의 일종'으로 설명된 금충은 과연 천지에서 나타나는 전설적인 괴물의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현대의 '천지 괴물' 이야기는 이러한 고대의 신화가 시간이 흐르면서 현대적인 해석과 창작에 의해 각색된 결과이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중국 미디어에서 제기된 다양한 괴물의 모습들—예를 들어, 네스호의 괴물과 유사한 형태나 황소의 머리를 가진 괴물—은 모두 현대적인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미지일 뿐, 고대 문헌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다. 천지의 환경과 괴물 이야기의 유래 백두산 천지는 그 자체로 신비롭고 거대한 자연 환경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 천지에서 괴물이 살고 있다는 믿음은 사실 '자연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백두산의 천지는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깊고 넓은 호수로, 그 주변의 부석과 이산화탄소의 움직임은 종종 괴물의 존재를 떠올리게 했다. 실제로, 천지에서 발생하는 물의 흐름이나 특이한 기후 현상, 물고기들의 비정상적인 크기 등은 사람들로 하여금 괴물을 상상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

[세계] 인체 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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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턴의 작은 마을, 뉴잉글랜드의 고요한 언덕 속에 자리 잡은 이곳은 평범한 저녁을 맞이하고 있었다. 29세의 젊은 작가 라이언 피어스는 두 달 전, 새로운 영감을 찾고자 이곳에 이사왔다. 이 마을은 그가 쓴 미스터리 소설에 적합한 배경이었고, 고풍스러운 거리와 몇 세기를 이어온 집들이 그의 창작 욕구를 자극했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더 섬뜩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 라이언은 저녁을 마친 후, 동네의 작은 식당에서 몇 명의 단골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공기는 평소보다 이상하게 무겁고,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그는 이를 저녁 공기의 차가운 기운이라고 간단히 생각하며, 아파트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지나치게 깜박이는 복도 불빛에 깜짝 놀랐다. 이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지만, 그날은 뭔가 달랐다. 마치 그 불빛이 그에게 뭔가를 경고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신의 아파트에 들어선 라이언은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득, 그가 자주 듣던 "인체 발화"에 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렸을 적 그가 들었던 이 미스터리는 사실로 존재한다고 믿기 어려웠던 이야기였지만, 이제 그의 머릿속에서는 그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르며 그를 괴롭혔다. 갑자기, 아파트 안의 공기가 이상하게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라이언은 손을 들어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가려던 찰나, 자신의 몸 속에서 뜨거운 느낌이 전해졌다. 뭔가 타고 있는 것 같았고, 몸 안에서 시작된 불길처럼 느껴졌다. 그는 이를 상상이라 생각하고 부엌으로 갔지만, 그 순간, 불길이 폭발하듯 퍼지기 시작했다. 손끝까지 타오르는 열기가 그의 몸 속에서 솟구쳐, 그의 피부가 터지듯 뜨겁고 아픈 통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바깥에서 불꽃이나 연기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이 그의 몸 안에서 시작된 것 같았고, 그것은 끝을 알 수 없이 퍼져 나갔다. 길 건너편에서 간호사인 클레어 매슈스는 긴 하루를 ...

[세계] 갈고리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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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오후의 햇살은 여전히 길게 드리워져 있었지만, 차창을 타고 들어오는 바람은 이미 가을을 예고했다. 에이미와 토니는 한적한 교외의 고요한 도로를 따라 차를 몰고 있었다. 이곳은 토니가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곳으로, 차를 타고 다니며 사라지는 일상과 소음에서 벗어나, 단둘이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언제나처럼 가벼운 대화와 웃음 속에 시간을 보냈고, 이제는 저녁을 향해 가고 있었다. 차 안의 분위기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에이미는 토니의 손을 잡으며 미소 지었고, 토니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에이미, 너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정말 좋아." 그들의 입술이 가까워지며, 차 안의 공간은 뜨거운 기운으로 가득 찼다. 이윽고, 두 사람은 서로의 입술을 맞추었고, 차는 그들만의 작은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갑자기, 라디오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가 그들의 세계를 깨뜨렸다. "여러분, 주의하십시오. 갈고리 손을 가진 연쇄살인범이 정신병원에서 탈출했습니다. 범죄자가 이 지역 근처로 왔다는 정보가 들어왔으니, 주민들께서는 특히 외출을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순간, 에이미는 토니의 팔을 잡고 몸을 떨기 시작했다. 뉴스는 그녀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고,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토니, 뭔가 이상해. 지금 뭔가—뭔가 있어. 우리가 돌아가야 해." 토니는 에이미의 얼굴에 비친 불안감을 보고, 자연스레 운전대를 더욱 꽉 쥐었다. 그는 한동안 망설였지만, 결국 에이미의 요청을 받아들여 차를 돌려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에이미는 계속해서 창 밖을 주시하며, 주변에 무언가가 숨어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 순간, 차 안에서의 뜨거운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불안과 긴장만이 그녀의 마음을 지배했다. 차가 에이미의 집 앞에 다다랐을 때, 토니는 문을 열려고 차에서 내려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는 신사답게 조수석 쪽으로 가서 문을 열려고 했지만, 그 순간 그는 차문 틈에 ...

[세계] 에페소의 7인의 잠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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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소아시아의 에페소라는 도시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있다. 그곳에는 ‘7인의 잠든 자’라 불리는 7명의 젊은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성스러운 믿음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 결국 기적처럼 깨어난 후 성인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로마 제국의 데키우스 황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우상에게 제사를 드릴 것을 강요했다. 이때 7명의 젊은이가 등장하는데, 그들은 우상 숭배를 거부하며 비밀스럽게 숨어 살았다. 그들은 첼리온 산에 올라가 서로를 돌보며 기도하고 단식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의 존재가 황제에게 들통나게 된다. 황제는 그들을 붙잡아 처벌하려 했지만, 이들은 그 어떤 고통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황제는 그들이 굶어죽도록 동굴에 가두었고, 동굴의 입구는 돌로 막혀 그들만의 세상처럼 되었다. 시간이 흘러, 결국 데키우스 황제가 사망한 후, 200년이 넘게 지나서야 이들이 다시 깨어나게 된다. 깨어난 그들은 자신들이 잠든 동안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깨닫지 못하고, 여전히 어제와 같은 시간이 흐른 줄 알았다. 성 막시미아노는 동료에게 시내로 가서 빵을 사 오라며 명령했다. 하지만 시내에 도착한 성 말코는 충격을 받았다. 거리는 온통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가득 차 있었고, 십자가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잘못된 도시로 갔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이곳이 에페소 맞나요?”라고 물었다. 사람들은 그가 진짜 에페소에 왔다고 말하자, 성 말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빵을 사고 동료들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빵을 사려고 건넨 돈을 보고 상인이 크게 놀라며, 이 돈은 오래된 보물이라고 외쳤다. 성 말코는 당황하여 말을 하지 못했고, 사람들이 그를 끌고 성당으로 갔다. 그곳에서 성 말코는 자신이 200년 전에 데키우스 황제의 박해를 피해 도망쳐왔다는 사실을 말했다. 주교는 그 말을 듣고, 그가 말한 곳으로 가 보자며 그들을 첼리온 산으로 데려갔다. 동...

[세계] 가짜 악성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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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작은 아파트. 컴퓨터 화면에서 파란 불빛이 깜빡이며 주인공, 지훈의 눈을 자극했다. 그는 손톱을 물어가며 화면을 응시했다. 이메일함에 도착한 최신 메일 제목은 "긴급! XX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십시오!"였다. 제목만 봐도 이 메일이 전형적인 '호크스'(혹스)임을 직감했다. 지훈은 매일같이 이런 경고성 메일을 받고 있었다. 사람들이 무심코 퍼뜨리는 그 거짓된 공포에 지친 지훈은 아무런 생각 없이 메일을 삭제하려 했다. (주석: '호크스' 또는 '혹스(Hoax)'는 사실이 아닌 잘못된 정보나 거짓된 소문을 퍼뜨리는 것으로, 컴퓨터 보안 관련하여서는 실존하지 않는 악성코드나 바이러스에 대한 허위 경고를 가리킨다. 이러한 소문을 믿고 특정 파일이나 이메일을 열지 않도록 경고하는 메시지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그때, 그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또 다른 메시지. 이번에는 카카오톡이었다. "XX 바이러스 감염, 절대 열지 마세요!" 지훈은 손목을 문지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들이 또 이런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왠지 모를 불안감이 그의 가슴을 스쳤다. '이건... 단순한 루머일까? 아니면... 이번엔 진짜일까?' 몇 달 전, 그의 친구인 민수도 비슷한 메시지를 받았다. 민수는 그것을 믿고 첨부파일을 열었다. 그 후로 민수는 사라졌다. 그의 SNS 계정도, 전화번호도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그가 갑자기 도망친 것이라며 사건을 덮었지만, 지훈은 여전히 그 날의 이상한 감정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날 이후로 민수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훈은 그날의 기분을 되살리며, 스마트폰에서 메시지를 삭제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컴퓨터가 덜컥 하고 멈췄다. 화면에 갑자기 검은 글자가 흘러내리며 나타났다. “이 메일을 읽고 있다면, 당신도 이미 감염되었습니다. 파일을 삭제하기 전에 모든 데이터를 백업하세요.” 지훈은 얼어붙었다. 이건 분명히 이...

[세계] 분재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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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한 외딴 시골 마을, 낡고 버려진 듯한 창고 안에는 비밀스러운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때 MIT에서 유망한 학생이었던 에드윈 박사는, 어두운 열망에 사로잡혀 비정상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퍼져나간 도시전설 ‘분재 고양이’를 실체화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생명은 형태에 구속받지 않는다. 내가 창조할 새로운 형태는 예술의 극치가 될 것이다.” 에드윈은 스스로를 변명하며, 각종 실험 도구와 약물을 사용해 고양이의 뼈와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고, 특수 제작된 사각 병에 고양이를 넣어 형태를 변형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잔혹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고양이들이 희생되었다. 하지만 그의 연구는 실패로 끝나지 않았다. 몇 달 후, 그는 첫 번째 ‘분재 고양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 고양이는 병 속에서 완벽히 사각형의 형태를 유지하며 살아 있었다. 그러나 고양이의 눈은 생기를 잃었고, 그 안에 담긴 슬픔과 고통은 누구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에드윈은 이를 인터넷에 공개하며 자신이 도시전설의 창조자임을 자랑스럽게 밝혔다. 그의 행위는 곧 전 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고, FBI가 수사에 나서게 만들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한 동물보호단체의 활동가 소피아는 에드윈을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그녀는 그의 과거를 추적해 그의 은신처를 알아내고, 직접 창고로 향했다. 창고에 도착한 그녀는 수많은 병 속에서 고통받는 고양이들을 발견했다. 병 속 고양이들의 눈빛은 소피아를 향해 도움을 구하는 듯했다. “이건 예술이 아니라 범죄야.” 소피아는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고양이들을 구출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창고 안에 있던 여러 도구를 사용해 병을 하나씩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병에서 나온 고양이들은 대부분 스스로 서 있을 수 없었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였다. 그 순간, 에드윈이 창고로 들어왔다. “너는 내가 이룬 예술을 모욕하고 있어!” 그는 소피아를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소피아는 물러...

[세계] 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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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인적이 드문 도심의 작은 병원 응급실. 의사 윤민석은 자정이 넘어서야 겨우 잠시 쉴 수 있었다. 그날 따라 비가 오락가락하며 긴장된 공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허겁지겁 달려온 한 가족이 응급실의 평온을 깨뜨렸다. "의사님! 우리 어머니가…!" 가족의 목소리는 절박했고, 곧이어 들어온 환자의 상태는 심상치 않았다. 눈이 비정상적으로 돌출된 상태였다. 윤민석은 단번에 그레이브스 병임을 직감했다. 환자의 이름은 박금자, 72세의 노인이었다. 그녀는 안구돌출증으로 인해 눈이 이미 심각하게 부어올라 있었고, 증상은 더욱 악화되어 있었다. 가족들은 박금자가 심한 기침과 재채기를 반복하던 중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윤민석은 곧바로 진찰을 시작했다. "박금자 님, 괜찮으세요? 눈이 불편하시죠?" 윤민석이 부드럽게 묻자 박금자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숨은 가빠졌고, 안구 주변의 압력이 심각한 상태였다. 윤민석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눈꺼풀을 벌려 내부 상태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박금자가 갑작스러운 재채기를 하며 강한 압력을 방출했다. 순간적으로 윤민석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안구가 비정상적으로 돌출되었다. 응급실 안은 혼란의 도가니였다. 가족들은 비명을 질렀고, 간호사들은 허둥지둥 움직였다. 윤민석은 침착하게 소리쳤다. "눈을 다시 넣을 수 있습니다! 모두 침착하세요!" 그는 의료용 장갑을 끼고 세심한 손놀림으로 안구를 원래 자리로 되돌렸다. 모든 것이 불과 몇 초 안에 일어났지만, 그 순간은 마치 영원처럼 느껴졌다. 안구가 제자리에 들어가자 박금자의 상태는 점차 안정되었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작게 중얼거렸다. "고맙습니다… 의사 선생님…" 가족들은 눈물로 감사를 표하며 박금자의 손을 꼭 잡았다. 그날 밤, 윤민석은 병원의 창가에 서서 멍하니 밖을 바라보았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중얼...

[세계] 하이게이트의 유령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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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게이트의 유령 닭 1626년, 잉글랜드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과학적 호기심에 사로잡혀 생을 마감했다. 그가 실험 중 눈으로 닭을 냉동시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다 폐렴으로 사망한 사건은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전설로 남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적 일화로 끝나지 않았다. 베이컨이 죽은 뒤, 런던 하이게이트의 폰드 스퀘어에서는 기묘한 목격담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1장: 사라진 닭 베이컨이 마지막으로 실험에 사용했던 닭은 그의 사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사건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상한 소문을 불러일으켰다. 한 노인은 폰드 스퀘어에서 새벽마다 희미한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누구도 이를 신경 쓰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닭과 관련된 이상한 현상을 목격했다. 폴란드 출신 이민자 클라라 코왈스키는 1800년대 초, 하이게이트의 폰드 스퀘어를 지나다가 반쯤 깃털이 벗겨진 닭이 광장을 빙빙 도는 것을 목격했다. 그녀는 이 닭이 단순히 병든 가축이라 여겼지만, 가까이 다가가려는 순간 닭은 마치 그림자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이야기는 마을에서 순식간에 퍼졌고, 사람들은 "유령 닭"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2장: 두려움의 그림자 20세기 초, 하이게이트의 유령 닭 전설은 점점 더 신비로워졌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영국 공군 병사인 에드워드 프라이스는 휴가 중 하이게이트를 방문했다. 그는 어두운 밤, 폰드 스퀘어를 지나며 마치 어린 시절의 장난처럼 닭을 잡아보려 했다. 하지만 닭은 그의 손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니며 그를 광장 끝까지 유인했다. 프라이스는 이내 닭이 벽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그의 증언은 상관들에게 보고되었지만, 대부분은 이를 전쟁의 스트레스로 인한 환각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프라이스는 이후에도 닭의 기묘한 흔적을 따라다녔다. 그는 군 복무가 끝난 후에도 하이게이트를 자주 방문하며 그 닭의 정체를 파헤치려 했다. 그의 기록에 따르면, 닭이 ...

[세계] 당나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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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안토니오의 남쪽, 한적한 숲속에 '당나귀 여인 다리'가 있었다. 다리는 그 자체로는 평범해 보였지만, 그 주위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공포와 불안이 숨겨져 있었다. 아무도 그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다리에서 한 걸음만 떼면, 무언가가 항상 뒤쫓아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무리 낮이라도 그곳을 지나가려는 사람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다리를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호기심과 스릴을 추구하며 어두운 밤, 차를 몰고 다리 근처로 갔다. 그 중에는 '괴담'을 믿지 않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단순히 위험한 곳에서의 체험을 즐기고 싶었다. 그런데 그들이 몰랐던 것은, '당나귀 여인'이 여전히 그곳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클레어는 처음 이 괴담을 들었을 때 단순히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에 끌리는 부분도 있었고, 친구들의 제안에 따라 한 번 가보기로 결심했다. 친구들은 장난삼아 다리 근처에서 차를 멈추고 경적을 울리고, 불빛을 깜빡이게 해주겠다고 했다. 공포 체험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다리로 향했다. "여기 정말 기묘한 느낌이 드는 거 알아?" 제시가 불쑥 말했다. "이 곳, 뭔가 좀... 으스스해." 클레어는 웃으며 말했다. "그저 오래된 이야기일 뿐이야. 괜히 무서워하지 마." 하지만 다리에 다다를 즈음, 그들 중 일부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차량의 불빛이 다리를 비추는 순간, 클레어는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다리 너머, 숲 속에서 저 멀리 무엇인가가 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점차 그것이 인간의 형체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너희... 나만 봤어?" 클레어가 말을 꺼냈다. 다리에서 불빛을 비추던 제시가 차창을 내리고 말했다. "그저 환상일 뿐이야. 괜히 그러지 마." 하지만 그때, 그 무언가가 움직였다. 아주 느리게. 그것은 ...

[세계] 그린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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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외딴 국도 근처, 오래된 터널이 어두운 밤을 감싸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운전자들은 종종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날 밤, 길을 따라 산책하는 한 남자가 나타났고, 그의 얼굴은 마치 초록빛을 띤 듯 희미하게 빛났다. 이 남자는 얼굴을 빼앗아 간다는 괴담의 주인공, 그린맨이라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린맨의 이야기는 괴담이 아닌, 한 남자의 고통과 외로움의 이야기였다. 1. 사고와 상처 1919년, 8살의 레이먼드 로빈슨은 한 여름 날, 집 근처 전신주의 새 둥지를 내리려다 불행히도 감전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그의 몸은 온통 화상으로 뒤덮였고, 얼굴은 더 이상 사람의 얼굴로 보이지 않았다. 오른팔도 그 사고로 잃게 되었다. 그 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피해를 입은 로빈슨은 그 후로 집에서만 지내게 되었다.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보고 놀라는 것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혼자 집 안에서 소품을 만들며 조용히 살아갔다. 외출은 오직 밤에,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 국도를 따라 걷는 것이 전부였다. 2. 그린맨의 탄생 로빈슨의 얼굴은 사고로 뒤틀려, 자동차의 전조등 불빛에 비추어지면 초록빛을 띠는 듯 보였다. 그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서운 존재처럼 보였고, 일부는 그가 얼굴을 빼앗는 악마라고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레이먼드는 "그린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그린맨의 진실은 사람들의 상상력과 괴담에 의해 왜곡된 것이었다. 레이먼드는 사람들에게서 두려움과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는 결코 그들이 말하는 그런 괴물이나 악당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을 뿐이다. 3. 그의 진실을 알리다 1960년, 피츠버그의 지역 신문 기자가 그린맨의 진실을 밝히게 되었다. 그는 레이먼드의 오래된 친구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했다. 친구의 증언에 따르면, 레이먼드는 그 어떤 비난과 괴롭힘에도 불구하...

[세계] 마이애미 좀비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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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좀비 사건  2012년 5월 2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은 마치 소설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그날, 한 남자가 고속도로 옆 인도에서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그의 눈빛은 광기와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고, 피해자의 얼굴을 향한 그의 입은 마치 야수처럼 열려 있었다. 피해자는 로널드 포포라는 이름의 노숙자로,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잔인한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남자는 그의 살을 물어뜯으며, 지나가는 행인들의 경악과 비명을 무시한 채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다. 마이애미 시 경찰이 출동했지만, 범인은 마치 인간이 아닌 존재처럼 으르렁거리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그를 제압하기 위해 총을 발사했고, 그 순간은 마치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느껴졌다. 범인의 이름은 루디 유진으로 밝혀졌고, 그의 행동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겼다. 피해자인 로널드는 얼굴 피부의 75%와 코를 잃었으며, 왼쪽 눈은 범인에 의해 적출당하고 오른쪽 눈은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그의 얼굴은 잔인한 공격의 흔적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모습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끔찍함이었다. 사건 이후, 로널드는 여러 차례의 수술을 통해 얼굴이 어느 정도 재건되었지만, 두 눈이 없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깊은 슬픔을 안겼다. 이 사건의 부검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은 또 다른 충격에 휩싸였다. 범인의 위에서 인육은 발견되지 않았고, 그의 배 속에서 발견된 알약은 그가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주장과는 달리, 마약 중독의 증거는 없었다. 범인의 가족들은 그가 따뜻한 이웃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그들의 말은 사건의 잔혹함을 덮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잔혹한 살인과 식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사람들은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단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사회는 불안으로 가득 차 있었고, 미국 정부는 이 사건이 플래카라는 신종 마약의 영향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치 현실이 아닌 꿈속의 이야기처럼, 이 사건...

[세계] 검은 눈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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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눈을 가진 아이들 2007년, 텍사스. 여느 평범한 밤처럼 달빛이 희미하게 길을 비추던 그 때, 마이클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불길한 기운을 느꼈다. 길가에 서 있는 어린 소녀를 보았을 때부터 뭔가 달라졌음을 직감했다. 그녀는 아직 어린 나이에, 그러나 지나치게 성숙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마이클을 바라보았다. 머리카락은 어둡고 길게 늘어져 있었으며, 그 소녀의 눈은… 눈은 이상했다. "저기요, 저희 집 안에 들어가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소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마이클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어린 소녀가 어떻게 이런 시간을 지나고 혼자 있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그는 불쾌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그녀의 눈,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의 눈 속에는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흰자가 전혀 보이지 않는, 온통 검은 색으로 뒤덮인 눈동자. 그것은 마치 무언가를 집어삼킬 듯한 압도적인 힘을 지닌 듯 보였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마이클은 말끝을 흐렸다. 무엇인가 잘못된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순간, 소녀의 표정이 달라졌다. 눈빛이 날카로워졌고, 마이클의 심장 속에서 찬 바람이 스쳤다. "열어주세요," 소녀는 이번에는 조금 더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에 들어가야만 해요." 그녀의 말에 마이클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못했다. 순간, 소녀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더니, 그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저 침묵이 감돌았다. 그리고 소녀는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처럼, 다시 한 걸음 물러나며 거리를 두었다.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나가기도 전에…" 소녀는 말을 남기고, 검은 눈동자만을 마이클에게 남긴 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이 사건은 텍사스에서 처음 보고된 ‘검은 눈을 가진 아이들’에 대한 전설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마이클이 경험한 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멕시코와 다른 미국 내 여러 지역에서도, 그 아이들의 목격담은 연달아...

[세계] 그것은 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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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개가 아니었다" 뉴욕, 흐린 날씨가 계속되던 10월의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달려가던 유학생 민지의 눈에 띈 것은 기이한 장면이었다. 역의 한 구석에서, 비에 젖어 웅크리고 있는 작은 생물. 처음엔 고양이일까 생각했지만, 그 생물은 너무나도 작고, 몸도 왜곡된 듯 보였다. 민지는 외롭고 지친 마음에, 이 동물 하나가 나를 위로해줄 것 같다는 생각에 다가갔다. 그날 밤, 민지는 그 생물을 데리고 자신의 기숙사로 돌아갔다. 허름한 상태로 떠돌던 작은 동물을 보살펴줄 수 있다는 마음에, 그녀는 뜨거운 물에 그 동물을 씻기고, 편안한 이불을 깔아줬다. 동물은 몸을 떨며 얌전히 누웠고, 민지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며칠이 지나고, 민지는 그 동물이 전혀 먹지 않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주던 사료도, 그녀가 준비한 작은 간식도 먹지 않던 그 생물은 점점 더 기운이 없어 보였다. 민지는 고민 끝에 동물병원에 데려가기로 결심했다. 병원에 도착한 민지는 의사에게 동물을 보여주었고, 의사는 진지하게 그것을 살펴보았다. 그의 얼굴에 나타난 긴장한 표정은 민지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동물은... 개가 아닙니다." 민지는 순간적으로 의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뭐라고요?" 의사는 무겁게 한숨을 쉬더니, 결국 말을 이었다. "저희가 검사해본 결과, 이 동물은 사실... 쥐입니다." 그 말에 민지는 얼어붙은 듯 굳어버렸다. 쥐? 그 작은 생물이, 그 따뜻한 눈망울을 가진 동물이 쥐라니? 의사는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이 동물은 심각한 질병에 걸려 있었고, 그로 인해 외모가 왜곡된 것 같습니다. 처음엔 강아지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본래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민지는 믿을 수 없었다. 그 동안 그녀가 돌보던 그 동물은 쥐였다니. 그녀의 눈앞에서 그 작은 생물은 고통스러워하며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

[세계] 바티칸 수도원의 타임머신 개발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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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바티칸의 교황 비오 12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자들을 바티칸 수도원으로 불러들였다. 그들의 임무는 하나, 바로 타임머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흔히 생각하는 '타임머신'이라는 개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과학자들 중 일부는 시간을 넘어서는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과거의 사건을 '관찰'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 아이디어를 내놓은 사람은 바티칸 수도원의 신부이자 양자물리학자인 필리그리노 에르네티였다. 그는 물리적 파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빛과 음파, 그리고 다른 에너지 형태들은 시간 속에 흔적을 남기고, 이를 전자기 파장으로 수신하면 과거의 모습과 소리를 '재현'할 수 있다는 이론이었다. 과학자들은 많은 시행착오 끝에 1958년,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크로노바이저'라는 기계를 개발했다. 이 기계는 과거를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시간 속에 들어가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크로노바이저를 통해 연구팀은 나폴레옹의 연설이나 베니토 무솔리니의 지도력 발휘 장면을 관찰할 수 있었다.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에르네티는 주장했다. 그러나 이 기계가 완성된 직후, 교황청은 갑작스럽게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크로노바이저를 해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이유는 명백했다. 만약 이 기계가 악용된다면 전 세계적인 공황을 초래할 수 있었다. 과거의 사건을 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인간 역사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고, 전 세계적인 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에르네티가 주장한 크로노바이저의 증거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다. 그는 예수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당시 고대 그리스 문학가 퀸투스 엔니우스의 희곡을 공개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사진은 사실 이탈리아의 신문사가 제작한 가짜였고, 희곡 또한 에르네티의 주장과는 다르게 그 당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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