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그것은 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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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개가 아니었다"

뉴욕, 흐린 날씨가 계속되던 10월의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달려가던 유학생 민지의 눈에 띈 것은 기이한 장면이었다. 역의 한 구석에서, 비에 젖어 웅크리고 있는 작은 생물. 처음엔 고양이일까 생각했지만, 그 생물은 너무나도 작고, 몸도 왜곡된 듯 보였다. 민지는 외롭고 지친 마음에, 이 동물 하나가 나를 위로해줄 것 같다는 생각에 다가갔다.

그날 밤, 민지는 그 생물을 데리고 자신의 기숙사로 돌아갔다. 허름한 상태로 떠돌던 작은 동물을 보살펴줄 수 있다는 마음에, 그녀는 뜨거운 물에 그 동물을 씻기고, 편안한 이불을 깔아줬다. 동물은 몸을 떨며 얌전히 누웠고, 민지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며칠이 지나고, 민지는 그 동물이 전혀 먹지 않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주던 사료도, 그녀가 준비한 작은 간식도 먹지 않던 그 생물은 점점 더 기운이 없어 보였다. 민지는 고민 끝에 동물병원에 데려가기로 결심했다.

병원에 도착한 민지는 의사에게 동물을 보여주었고, 의사는 진지하게 그것을 살펴보았다. 그의 얼굴에 나타난 긴장한 표정은 민지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동물은... 개가 아닙니다."

민지는 순간적으로 의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뭐라고요?" 의사는 무겁게 한숨을 쉬더니, 결국 말을 이었다.

"저희가 검사해본 결과, 이 동물은 사실... 쥐입니다."

그 말에 민지는 얼어붙은 듯 굳어버렸다. 쥐? 그 작은 생물이, 그 따뜻한 눈망울을 가진 동물이 쥐라니? 의사는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이 동물은 심각한 질병에 걸려 있었고, 그로 인해 외모가 왜곡된 것 같습니다. 처음엔 강아지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본래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민지는 믿을 수 없었다. 그 동안 그녀가 돌보던 그 동물은 쥐였다니. 그녀의 눈앞에서 그 작은 생물은 고통스러워하며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그 눈빛에서, 민지는 자신이 끝까지 돌봐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밀려왔다.

결국 민지는 동물병원에서 그 쥐를 치료받도록 하고, 본인의 숙소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 경험은 그녀에게 깊은 상처로 남았다. 이후 민지는 그 동물을 다시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슬픔과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 후로 민지의 마음에는 의문이 남았다. 그 동물이 처음부터 쥐였던 걸까, 아니면 어딘가에서 변형된 걸까? 어쩌면 그녀가 봤던 그 사랑스러운 눈빛도, 진짜로 강아지가 아닌, 그저 그 생물의 외부적 특성에 의한 착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민지는 떠나던 길에서, 한번 더 되새겼다. "그것은 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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