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그린맨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외딴 국도 근처, 오래된 터널이 어두운 밤을 감싸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운전자들은 종종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날 밤, 길을 따라 산책하는 한 남자가 나타났고, 그의 얼굴은 마치 초록빛을 띤 듯 희미하게 빛났다. 이 남자는 얼굴을 빼앗아 간다는 괴담의 주인공, 그린맨이라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린맨의 이야기는 괴담이 아닌, 한 남자의 고통과 외로움의 이야기였다.
1. 사고와 상처
1919년, 8살의 레이먼드 로빈슨은 한 여름 날, 집 근처 전신주의 새 둥지를 내리려다 불행히도 감전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그의 몸은 온통 화상으로 뒤덮였고, 얼굴은 더 이상 사람의 얼굴로 보이지 않았다. 오른팔도 그 사고로 잃게 되었다. 그 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피해를 입은 로빈슨은 그 후로 집에서만 지내게 되었다.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보고 놀라는 것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혼자 집 안에서 소품을 만들며 조용히 살아갔다. 외출은 오직 밤에,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 국도를 따라 걷는 것이 전부였다.
2. 그린맨의 탄생
로빈슨의 얼굴은 사고로 뒤틀려, 자동차의 전조등 불빛에 비추어지면 초록빛을 띠는 듯 보였다. 그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서운 존재처럼 보였고, 일부는 그가 얼굴을 빼앗는 악마라고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레이먼드는 "그린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그린맨의 진실은 사람들의 상상력과 괴담에 의해 왜곡된 것이었다. 레이먼드는 사람들에게서 두려움과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는 결코 그들이 말하는 그런 괴물이나 악당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을 뿐이다.
3. 그의 진실을 알리다
1960년, 피츠버그의 지역 신문 기자가 그린맨의 진실을 밝히게 되었다. 그는 레이먼드의 오래된 친구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했다. 친구의 증언에 따르면, 레이먼드는 그 어떤 비난과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으며, 사람들을 돕고 싶어 했던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는 호기심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고, 그들의 질문에 진지하게 답해주기도 했다. 그의 외모가 아닌, 그의 내면을 보면 누구보다도 선량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4. 마지막 산책
그러나 그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1982년, 로빈슨은 늘 산책하던 그 터널 근처에서 몇몇 청년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 몸을 부서뜨린 채로 발견된 그는 가까운 친구들의 도움으로 요양원에 보내졌다. 그곳에서 마지막 나날을 보낸 로빈슨은, 1985년, 그 누구도 그를 다시 괴롭히지 않는 조용한 세상 속에서 삶을 마감했다.
5. 그린맨의 유산
로빈슨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의 이름은 여전히 괴담 속에 살아 있었다. 그린맨의 이야기는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아는 사람들은 점차 알게 되었다. 그린맨이란 단순한 괴담의 인물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살아가며 세상을 떠난, 누구보다도 따뜻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그의 외모로 인해 괴담이 생겼지만, 레이먼드 로빈슨은 그저 세상의 따뜻한 햇살을 그리워하며 살아간 한 사람에 불과했다. 그가 없어진 세상에서도, 그가 남긴 교훈은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볼 때, 그 외모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