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회룡리 전설

dragon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 회룡리에는 전해지는 전설이 하나 있다. 이 전설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마을과 사람들, 그리고 자연을 관통하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전설의 시작은 약 500여 년 전, 하늘나라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쫓겨난 황룡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황룡은 본래 하늘의 신이었다가, 실수로 큰 잘못을 저질러 하늘에서 추방당하게 된다. 그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하늘은 그에게 지상의 마을을 지키는 임무를 부여했다. 황룡은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아산시 배방읍 회룡리 마을에 내려와 살게 된다. 그의 임무는 마을을 재앙으로부터 지키고, 3년 동안 절대로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었다.

그동안 황룡은 마을을 위해 불철주야로 일을 했다. 돌림병이 돌면 이를 물리쳤고, 가뭄이 들면 비를 내리게 했으며, 홍수가 나면 사람들을 구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덕분에 아무런 근심 없이 평화로운 삶을 살았다. 황룡은 언제나 마을 사람들보다 더 부지런하고, 더 마음을 졸이며 마을을 지켰다.

그러던 어느 날, 세종대왕이 온양으로 탕치를 가던 중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다. 바로 그때, 황룡은 농부로 변신해 세종대왕 일행을 온양온천까지 안내했다. 황룡은 자신이 맡은 임무인 절터를 떠나지 말라는 명령을 어긴 것이다. 이로 인해 그는 큰 죄를 지은 셈이 되었고, 다시는 절터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황룡은 이무기(이리된 용)로 변해 온천 근처의 용화리로 살게 되었다.

이후, 세종대왕은 온천에서 병을 고친 후, 황룡의 죄를 듣고 그를 구해주기 위해 절터에 훌륭한 절을 지어주었다. 하늘은 그가 죄를 뉘우쳤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시 절터로 돌아와 마을을 지키게 해주었다. 이렇게 황룡은 다시 회룡리 마을을 지키기 시작했고, 마을은 다시 평화롭게 되었다.

이 전설은 결국 마을의 이름에 영향을 미쳤다. "회룡리"는 '용이 돌아오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온양온천을 찾아 탕치를 하러 오면서 용에게 병을 고쳐 달라고 기도했다고 전해진다. 황룡은 이들의 기도를 들어주어 병을 고쳐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3년이 지나고 황룡은 하늘로 승천하게 되었다. 그가 떠난 뒤, 사람들은 더 이상 용의 효험을 볼 수 없게 되었고, 결국 전란 중 절은 불에 타고 말았다. 오늘날 절터골에는 주춧돌만 남아 그 옛 절의 흔적을 보여줄 뿐이다.

회룡리 전설은 단순한 마을의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사람들의 믿음과 희망, 그리고 자연과 하늘에 대한 경외감을 반영한 이야기이며, 이 전설을 통해 사람들은 용의 보호 아래 평화로운 삶을 꿈꾸었다.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KoreaCase] Korean Air Fokker F27 hijacking attempt

[KoreaUrbanLegend] Jangsanbeom

[한국사건] 1·21 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