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맛있는 라멘 가계
어느 라멘 가게, 그곳은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였다. 골목을 가로지르는 가게 앞엔 줄이 길게 늘어섰고,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찌릿한 기름 냄새와 함께 무겁고 자극적인 국물의 향이 코를 찔렀다. 사람들이 기다리면서도 이내 얼굴에 미소를 띠는 이유는 그곳의 라멘이 '맛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는 라멘을 먹고 나서 "이게 바로 인생 라멘이다"라고 외쳤고, 또 누군가는 반쯤 취한 듯한 표정으로 후룩후룩 국물을 빨아들였다. 고소한 돼지기름이 듬뿍 떠있는 국물, 씹을 때마다 부드럽고 자극적인 면발. 그 맛에 중독된 사람들이 자주 들렀고, 가게는 언제나 성황이었다.
그러나 그 라멘을 만들고 있는 주인 아저씨의 표정은 여전히 불편해 보였다. 그는 가게 한 구석에 설치된 작은 테이블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옆에 놓인 폴라로이드 사진을 기웃거리곤 했다. 그 사진들은 벽에 압정으로 꽂혀 있었다. 대체로 사람들이 먹은 라멘의 기념사진이었지만, 아저씨는 그 사진들이 전혀 기쁜 기억으로 남지 않음을 알았다.
"저기 사진에 나와 있는 놈들은 지금 다 죽은 놈들이야," 아저씨는 불쑥 말했다. 손가락으로 한 장의 사진을 가리키며 그가 말을 이었다. "이 사람은 요 얼마 전에 간이 망가져서 죽었어. 그리고 저기 저 손님은 입원을 했는데도 병원에서 빠져나와서 라멘을 먹으러 왔지. 이제 곧 저승길 떠나겠지. 터무니없는 초고칼로리 고단백, 고나트륨, 화학조미료가 범벅이 된 라멘을 일주일에 네다섯 번씩 처먹어대니까, 엉덩이에서 돼지기름이 줄줄 새나오는 건 신기할 정도야."
아저씨는 웃지 않으면서도 뭔가 비틀어져 있는 듯한 표정으로 계속했다. "지방간 진단을 받거나 몸에 두드러기가 슬슬 나는 지경인데도, 질리지도 않고 계속 먹으러 오는 놈들을 보면 웃기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걱정도 돼. 그래서 기념사진을 찍어 놓곤 해. '언젠가 이렇게 죽겠지'라는 생각으로."
가게 벽에 꽂힌 사진들 속, 얼굴은 해맑고 기쁨 가득했던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었다. 하지만 아저씨는 그것이 이 라멘 가게의 속성이라 생각했다. "이상한 놈들. 돈을 내면서까지 독을 쳐먹고 있으니, 내가 어쩌겠어? 어쩔 수 없이 계속 만들어야지."
아저씨는 잠시 담배를 피우던 손을 내리고, 다시 한번 벽에 걸린 사진들을 쳐다봤다. "근데, 이 정도로 지독하게 몸에 나쁜 음식을 만들지 않으면 팔리지 않아. 기껏 고생해서 좋은 재료로 좋은 음식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입에 맞지 않으면 안 팔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요리를 목표로 한 적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가게가 망하지. 결국 몸에 독이 되고 입에만 좋은 요리가 아니면, 사람들은 기억해주지를 않아."
그는 다시 한번 입을 다물고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끄며 중얼거렸다. "외식을 해도, 라멘은 어지간하면 먹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