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슈탈트 붕괴
Gestaltzerfall
대학생 A와 B는 일상적인 실험을 시작하게 되었다. 두 친구는 한 가지 미스터리한 소문에 호기심을 품고, 매일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묻기로 결심했다. "너는 누구냐?" 그들은 매일 여러 번, 그것도 여러 시간마다 같은 질문을 던졌다. 처음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A는 점점 이상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그 질문이 점점 더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마음속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정체성은 점점 더 흐릿해지고 있었다.
어느 날, A는 불안감에 휩싸여 B에게 실험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그날 이후 며칠이 지나고, A는 B가 학교에 오지 않자 걱정이 되어 B의 집으로 찾아갔다. 집에 도착한 A는 B의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 B는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였다. 실험을 시작한 지 몇 주도 지나지 않았는데, B는 그저 혼란스러워하며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서 피어오르는 공포와 혼돈의 표정을 보고, A는 충격을 받았다.
B의 방에 들어서면서 A는 그 이유를 깨달았다. 방 한가운데에는 세 개의 면이 서로 반사된 거울이 있었다. 삼면경—그것이 바로 그들이 실험을 진행한 장소였다. 삼면경은 사람을 둘러싸고, 무수히 많은 반사를 만들어내며, 그 안에 갇힌 사람은 점차적으로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A는 그때서야 그 효과를 실감했다. 거울 속에서, 자신은 그저 끝없이 반복되는 이미지에 지나지 않았다.
그날 이후 A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나는 누구인가?" 거울 속에서 점차 자신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멀어지는 자신을 느꼈다. 그 순간, A는 문득 에렌펠스 교수의 연구를 떠올렸다. 그러나 그가 연구한 "게슈탈트 붕괴"는 이와는 다른 이야기였다. 에렌펠스는 게슈탈트 붕괴가 단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것은, 평소에 익숙하게 보던 것들이 갑자기 낯설게 보이는, 그런 일시적인 인식의 왜곡이었다. 그러나 A와 B가 경험한 것은 그보다 훨씬 더 깊고 혼란스러운 일이었다.
어느 날, A는 에렌펠스의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리며 문득 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혹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게슈탈트 붕괴는 다른 의미에서 일어난 것일까?" 그는 자신이 보던 세상과 거울 속 자신을 완전히 분리할 수 없었다. 이제 그는 거울 속의 그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그저 반사된 이미지들만을 볼 뿐, 자신을 인식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게슈탈트 붕괴'라는 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그 정의와는 달리, 이 이야기가 설명하려는 현상은 다른 차원에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인식의 왜곡이 아니었다. 사람의 정신이 그 자체로 왜곡되어, 결국 현실과 꿈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에렌펠스의 이야기 속에서, 그는 한 환자와의 만남을 기억했다. 그 환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A와 B는 그 환자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거울 속에서 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그것은 꿈이었을까, 아니면 현실이었을까?
결국, A와 B는 실험을 계속할 수 없었다. 거울 앞에서 자신을 되묻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었다. 그들의 정신은 서서히 해체되고 있었고, 그것을 되돌릴 방법은 보이지 않았다. 실험은 끝났다. 그러나 그들이 얻은 교훈은 결코 잊혀지지 않았다. 거울 속에서 자신을 보며 질문을 던지는 것—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알게 된 순간, 그들은 더 이상 그 실험을 이어갈 수 없었다.
그러나 A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정체성은 단순히 우리가 거울 속에서 보는 모습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 아니다." 거울이 그들의 정체성을 붕괴시킨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자신을 정의하려는 욕망이 그들을 무너뜨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게슈탈트 붕괴'라는 이름으로 설명될 수 있는 현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