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엘리베이터 괴담 01
고층 아파트의 밤은 고요하고 적막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와 아파트 외벽을 스치는 공기의 소음만이 이따금씩 귓가에 스쳤다. 소녀는 아파트 17층에 살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느껴지는 묘한 시선 때문에 소녀는 밤늦게 귀가하는 것이 점점 두려워졌다. 그 시선은 마치 투명한 존재가 자신을 관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학교 보충 수업을 마친 늦은 밤, 소녀는 문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어둠 속에 묻힌 아파트 입구가 낯설고 차갑게 느껴졌다.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야 했다. 용기를 내어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던 그녀는, 문이 열리는 순간 공기가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텅 빈 엘리베이터 안은 고요했지만, 어딘가 알 수 없는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그날 밤, 소녀는 결국 엄마에게 털어놓았다.
“엄마, 엘리베이터 안에서 누가 나를 노려보는 것 같아서 무서워.”
엄마는 딸의 두려움을 애써 달래며 말했다.
“그럼 엄마가 마중 나갈게. 같이 타면 괜찮겠지?”
다음 날 밤, 보충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소녀는 아파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를 보고 안심했다. 둘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는 부드럽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소녀는 엄마와 함께라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을 것 같았다.
“엄마, 이제는 하나도 무섭지 않아.”
그러나 그 순간, 엄마가 고개를 돌려 소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넌 아직도 내가 네 엄마로 보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