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엘리베이터 괴담 02


 늦은 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여학생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골목길을 따라 아파트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겁고 느렸다. 집까지 가는 길은 늘 똑같았지만, 오늘은 왠지 마음이 불안했다. 주변은 조용하고 어두워, 고요한 공기가 더 뚜렷하게 느껴졌다.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엘리베이터 안으로 걸어갔다. 홀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은 언제나 무섭고, 특히 이 시간대에는 그 두려움이 더욱 커지곤 했다. 좁은 공간에 갇혀있는 듯한 느낌에 숨이 막히기도 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때,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인자한 아저씨였다. 입고 있던 재킷은 조금 낡았고, 얼굴에는 미소를 띤 채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가시나 보네요?” 아저씨의 말에 여학생은 잠시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집에 가는 길이에요.” 여학생은 최대한 평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데 아저씨는 좀처럼 인상을 쓰지 않으며 다가와서, “몇 층에 사세요?”라고 물었다. 여학생은 긴장했지만 어쩔 수 없이 답했다.

“5층이요.”

그 아저씨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4층이에요. 가까운 이웃이네요.”

여학생은 조금 안심했다. 그 아저씨는 얼굴이 친근하고, 그저 지나가는 길인 것처럼 보였다. 문이 서서히 닫히려는 순간, 아저씨는 갑자기 말없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 모습은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문이 거의 닫히려는 찰나, 갑자기 아저씨의 손이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그것은 칼이었다. 차가운 금속이 엘리베이터 안을 가로지르며 반짝였다. 여학생은 얼어붙었다. 한순간, 그 인자한 얼굴은 더 이상 친근하지 않았다. 눈빛은 차갑고, 입술은 경고의 미소를 지으며 얕게 떨고 있었다.

"윗층이죠?" 아저씨의 목소리가 엘리베이터 안에 울려 퍼졌다. “그냥 올라가고 싶네요.”

그는 말없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미친 듯이 위층으로 뛰어올라갔다. 문이 닫히기 직전에, 그 얼굴을 보고 여학생은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칼을 쥔 손과 그가 떠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그녀는 그저 얼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쾅 하고 닫히며, 여학생은 무겁게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손끝은 얼어붙은 채 그대로 엘리베이터 안에 고정되어 있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와 함께, 그녀는 그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공포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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