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건] 1883년 크라카타우 화산 폭발

Krakatoa

 1883년,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의 바다 속에 숨겨진 폭발적인 비밀이 풀리려 했다. 그 땅의 중심에는 크라카타우 화산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 화산은 오랜 세월 동안 잉태된 불의 신이었고, 그 잠자는 화산은 한 번의 폭발로 역사를 바꾸려 했다. 이 폭발은 그 누구도 예고할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나갈수록 그 충격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커져갔다.

크라카타우 화산의 역사는 한 편의 고대 이야기처럼 복잡했다. 고대의 크라카타우는 약 416년, 한 차례의 엄청난 폭발을 겪고, 그 후 지구는 치명적인 침묵에 휩싸였다. 그때 형성된 해상 칼데라는 크라카타우의 위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듯했다. 그리고 535년, 또 다른 대폭발이 있었다. 이 분화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한 해, 536년을 불러왔다. 하늘을 덮은 연기와 재가 전 세계를 휩쓸었고, 기후는 얼어붙고 기근은 퍼졌다. 이 시기, 크라카타우는 이미 그 자신을 재건하고 있었다. 라카타, 다난, 퍼부탄이라는 세 개의 화산이 함께 뭉쳐, 현재의 크라카타우 섬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1883년의 분화에 의해 다시 한 번 깨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 해, 화산의 심장이 다시 깨어났을 때, 그 누구도 그 폭발의 규모를 예상할 수 없었다. 5월 20일, 첫 번째 불길이 하늘을 찢고 올라갔다. 그리고 여진과 작은 폭발들이 반복되면서, 사람들은 점점 이 끔찍한 예감에 빠져들었다. 순다 해협을 지나던 수많은 선박들이 이 폭발을 목격했지만, 아무도 그 후폭풍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랐다. 8월 26일, 대폭발이 시작되었다.



이 폭발의 진원지, 크라카타우 화산은 25킬로미터나 치솟은 화산재 기둥을 하늘로 뻗어 올렸다. 순다 해협 전역에 퍼진 화산재와 부석은 태양의 빛을 거의 완전히 가려버렸다. 이틀 동안, 세상이 어두워지고 차가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리고 바다를 가로질러 40킬로미터를 달려간 화산쇄설류가 수마트라 섬의 해안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칼데라가 함몰되면서, 대양은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쳤고, 그 결과 거대한 쓰나미가 창궐했다. 이 쓰나미는 순다 해협의 해안을 휩쓸며 3만 6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폭발의 그 소리는 세계를 흔들었다. 가까운 곳에서 들은 이들의 고막을 터뜨렸고, 4653킬로미터 떨어진 로드리게스 섬까지 그 소리가 전해졌다. 베타비아에서 기록된 바에 따르면, 그 폭발음은 172 데시벨에 달했다고 한다. 이는 제트기 엔진 소리의 약 10만 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치였다. 대기권을 뚫고, 그 소리는 세 바퀴 반을 도는 동안 지구를 울려 퍼졌다.

하지만 폭발의 충격은 단순한 소리나 물리적 피해에 그치지 않았다. 그 여파는 지구의 기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평균 기온은 1.2도나 떨어졌고, 유럽과 아시아에서 발생한 강추위는 기근을 불러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얼어 죽었고, 결국 200만에서 600만 명이 이 자연의 재앙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렇지만,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는 일도 있었다. 바로, 소노란 사막에 자생하는 사구아로 선인장이 그 이례적인 기후 변화 덕분에 번성하게 된 것이었다. 이 선인장들은 1883년의 혼돈 속에서 뿌리를 내리며 새로운 생명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리고 크라카타우 화산이 남긴 흔적은 그 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1883년 대폭발 후, 크라카타우는 거의 모든 부분이 바닷속으로 사라졌고, 그 자리에 '아낙 크라카타우(Anak Krakatau)'라는 새로운 화산섬이 떠오른 것이다. 이 섬은 1927년에 태어났고, 그 크기와 모양은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과 비슷한 구조를 이루었다. 아낙 크라카타우는 그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불씨에 불과했다.

그 화산섬이 다시 일으킬 분화가 언제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크라카타우의 역사는 그 자체로 대지의 숨결처럼 계속해서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1883년의 폭발은 단지 과거의 기억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역사를 새롭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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