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페소의 7인의 잠든 자
옛날, 소아시아의 에페소라는 도시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있다. 그곳에는 ‘7인의 잠든 자’라 불리는 7명의 젊은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성스러운 믿음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 결국 기적처럼 깨어난 후 성인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로마 제국의 데키우스 황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우상에게 제사를 드릴 것을 강요했다. 이때 7명의 젊은이가 등장하는데, 그들은 우상 숭배를 거부하며 비밀스럽게 숨어 살았다. 그들은 첼리온 산에 올라가 서로를 돌보며 기도하고 단식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의 존재가 황제에게 들통나게 된다.
황제는 그들을 붙잡아 처벌하려 했지만, 이들은 그 어떤 고통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황제는 그들이 굶어죽도록 동굴에 가두었고, 동굴의 입구는 돌로 막혀 그들만의 세상처럼 되었다. 시간이 흘러, 결국 데키우스 황제가 사망한 후, 200년이 넘게 지나서야 이들이 다시 깨어나게 된다.
깨어난 그들은 자신들이 잠든 동안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깨닫지 못하고, 여전히 어제와 같은 시간이 흐른 줄 알았다. 성 막시미아노는 동료에게 시내로 가서 빵을 사 오라며 명령했다. 하지만 시내에 도착한 성 말코는 충격을 받았다. 거리는 온통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가득 차 있었고, 십자가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잘못된 도시로 갔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이곳이 에페소 맞나요?”라고 물었다.
사람들은 그가 진짜 에페소에 왔다고 말하자, 성 말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빵을 사고 동료들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빵을 사려고 건넨 돈을 보고 상인이 크게 놀라며, 이 돈은 오래된 보물이라고 외쳤다. 성 말코는 당황하여 말을 하지 못했고, 사람들이 그를 끌고 성당으로 갔다.
그곳에서 성 말코는 자신이 200년 전에 데키우스 황제의 박해를 피해 도망쳐왔다는 사실을 말했다. 주교는 그 말을 듣고, 그가 말한 곳으로 가 보자며 그들을 첼리온 산으로 데려갔다. 동굴에 도착한 그들은 봉인된 편지들을 발견했고, 그 안에서 7명의 성인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하느님께 감사하며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고, 황제에게는 그들이 다시 부활할 때까지 동굴에 그대로 잠들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황제는 그들의 무덤을 아름답게 꾸미고, 그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신성한 보물을 그곳에 두었다.
이 이야기는 시간이 흐르며 전해졌고, 사람들은 7인의 잠든 자들을 성인으로 공경하게 되었다. 그들의 동굴은 순례지로 유명해졌고, 그들의 유해는 마르세유로 옮겨져 성당에 안치되었다.
이 전설은 단순히 기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믿음과 희생, 그리고 신의 뜻을 따르는 용기와 헌신을 담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