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토가타
그날 이후로 나는 밤마다 두려움에 떨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기억 속에서 계속해서 울려 퍼지는 그 ‘땡땡’ 소리, 그리고 흰 사람 형상이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모습. 그것은 단순한 광고의 한 장면이 아니었다. 나를, 나의 현실을 점점 더 지배해가는 기괴한 존재처럼 느껴졌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에서 돌기 시작한 '히토가타'라는 미스터리한 TV 광고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한 도시 전설로만 여겨졌었다. 2ch에서 시작된 그 광고의 이야기는 점차 많은 사람들에게 퍼졌고, 모두가 그 광고를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광고의 실체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누구도 그것을 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누구나 그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 광고의 내용은 간단했다. 철도 건널목에서 울리는 '카카카카카'하는 경고음과 함께, 흰 사람 형상이 교차하며 사라지는 장면. 그리고 화면에 나타나는 문구는 "지구상에서 2초에 1명씩 사람이 죽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어느 날, 나는 그 광고에 대한 증언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그 실체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광고가 철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공익 광고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가 그것을 본 것인지, 그 광고가 어디서 방영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찾을 수 있는 것은 단지 '땡땡' 하는 소리와, 계속 반복되는 사람 형상만이었다.
그 광고를 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고 인터넷을 뒤지던 나는, 어느 날 이상한 포럼에 접속했다. 그곳에 올라온 글은 다른 것들과는 달리, 그 광고의 이미지를 몇몇 단편적인 동영상으로 재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동영상은 단순히 가짜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것을 본 사람들 중 일부는 그 광고가 실제로 존재했음을 주장했지만, 그 영상 속 장면은 정확히 그 광고와 일치하지 않았다.
"이 광고가 정말 존재했을까?" 나는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 내가 본 것들이 정말로 현실이었을까, 아니면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것일까.
그날 밤, 나는 그 광고를 다시 떠올리며 잠을 청하려 했지만,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그 이미지가 떠나지 않았다. 흰 사람 형상이 교차하며 사라지는 장면, 그 '땡땡' 하는 소리. 그리고 그 광고 속 문구 "2초에 1명씩 죽고 있다"는 말은 마치 내게 던져진 경고처럼 느껴졌다. 나는 지금, 그 반복되는 죽음의 흐름 속에 놓여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몇 주 후, 나는 그 광고의 존재를 확신하게 됐다. 그것은 단순한 전설이 아니었다. 내가 그것을 봤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증거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나는 점점 그 광고의 존재에 대한 집착이 강해졌다. 그것이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내가 그것을 봐야 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지만, 그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2초에 1명씩 죽고 있다는 메시지..." 나는 다시 한 번 그 문구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사람들의 죽음을 알리는 것 같지만, 그것은 무엇인가 더 큰 의미가 담긴 경고처럼 느껴졌다. 내가 그것을 본 이유, 그것이 내게 무엇을 뜻하는지... 이 모든 것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일으키려는 신호가 아닐까?
그날 이후, 나는 점점 더 그 광고의 존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광고는 단순히 무서운 이미지와 소리를 담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와 죽음의 흐름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메시지가 나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 광고를 떠나지 못했다. 그것은 나의 기억 속에 계속해서 반복되었고, 나는 그 속에서 벗어나려 할 수 없었다. 그것이 내가 계속해서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그 광고의 진정한 목적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를 되묻고, 우리 삶의 끝을 어떻게 맞이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것은 죽음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죽음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상기시키려는, 더 큰 존재의 목소리였다.
그때, 나는 '히토가타'가 단순히 광고가 아니라,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반복적인 죽음의 흐름 속에서, 나는 내가 그 광고를 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는 여정의 시작이었고, 그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