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하이게이트의 유령 닭
하이게이트의 유령 닭
1626년, 잉글랜드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과학적 호기심에 사로잡혀 생을 마감했다. 그가 실험 중 눈으로 닭을 냉동시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다 폐렴으로 사망한 사건은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전설로 남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적 일화로 끝나지 않았다. 베이컨이 죽은 뒤, 런던 하이게이트의 폰드 스퀘어에서는 기묘한 목격담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1장: 사라진 닭
베이컨이 마지막으로 실험에 사용했던 닭은 그의 사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사건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상한 소문을 불러일으켰다. 한 노인은 폰드 스퀘어에서 새벽마다 희미한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누구도 이를 신경 쓰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닭과 관련된 이상한 현상을 목격했다.
폴란드 출신 이민자 클라라 코왈스키는 1800년대 초, 하이게이트의 폰드 스퀘어를 지나다가 반쯤 깃털이 벗겨진 닭이 광장을 빙빙 도는 것을 목격했다. 그녀는 이 닭이 단순히 병든 가축이라 여겼지만, 가까이 다가가려는 순간 닭은 마치 그림자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이야기는 마을에서 순식간에 퍼졌고, 사람들은 "유령 닭"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2장: 두려움의 그림자
20세기 초, 하이게이트의 유령 닭 전설은 점점 더 신비로워졌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영국 공군 병사인 에드워드 프라이스는 휴가 중 하이게이트를 방문했다. 그는 어두운 밤, 폰드 스퀘어를 지나며 마치 어린 시절의 장난처럼 닭을 잡아보려 했다. 하지만 닭은 그의 손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니며 그를 광장 끝까지 유인했다. 프라이스는 이내 닭이 벽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그의 증언은 상관들에게 보고되었지만, 대부분은 이를 전쟁의 스트레스로 인한 환각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프라이스는 이후에도 닭의 기묘한 흔적을 따라다녔다. 그는 군 복무가 끝난 후에도 하이게이트를 자주 방문하며 그 닭의 정체를 파헤치려 했다. 그의 기록에 따르면, 닭이 나타나는 시간과 장소는 일정하지 않았지만, 베이컨의 실험과 연관된 역사적 지점 근처에서 자주 보였다.
3장: 마지막 목격
1969년 겨울, 대학생 엠마 로렌스는 친구들과 함께 하이게이트의 폰드 스퀘어를 지나던 중, 반쯤 깃털이 벗겨진 닭이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다. 닭은 이내 공중으로 날아오르듯 움직이다가 나무의 가지에 앉았다. 엠마는 호기심에 이끌려 닭에게 다가갔지만, 그 순간 닭은 허공으로 사라졌다.
엠마는 이 일을 계기로 베이컨의 일대기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그의 과학적 실험과 닭의 전설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그녀는 베이컨의 과학적 열망이 그의 죽음 이후에도 이 세상에 잔재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엠마의 연구는 지역 신문에 소개되었고,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폰드 스퀘어를 방문하며 유령 닭을 찾기 시작했다.
에필로그: 전설의 끝
유령 닭에 대한 마지막 공식 목격은 1970년에 기록되었다. 이후 닭의 전설은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갔다. 그러나 폰드 스퀘어를 산책하는 몇몇 사람들은 여전히 이상한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한다.
이제 하이게이트의 폰드 스퀘어는 단순한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과학적 탐구와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전설의 무대가 되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울리는 희미한 닭 울음소리는 어쩌면 프랜시스 베이컨의 실험 정신이 아직도 세상을 떠나지 않았음을 암시하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