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쿠네쿠네

くねくね

くねくね

 어렸을 때, 나는 한 번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그 이야기는 내가 여름방학 동안 할머니 집에 갔을 때 일어났다. 할머니 댁은 아키타현의 외딴 시골 마을에 있었고, 그곳은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바람은 시원하고, 논은 푸르게 펼쳐져 있었으며, 마을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그러나 그 고요함 속에, 어떤 불길한 기운이 숨어 있었다.

어느 날, 나는 형과 함께 할머니 집 근처 논에 놀러 갔다. 날씨는 맑고, 공기는 신선했다. 마침 좋은 날씨라 우리는 밖에서 놀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둘 다 밖에 나가기가 싫었다. 그래서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러다 문득 형이 일어나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나는 형이 뭔가 보았는지 궁금해 따라갔고, 형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을 보았다.

창문 너머, 논 가운데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서 있었다. 그것은 사람처럼 보였지만, 멀리서 봐서 그저 하얀 형체만 보일 뿐이었다. 그 사람은 조금씩 몸을 흔들며 움직였고, 처음에는 춤을 추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춤이 아니었다. 사람의 몸이 정상적인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이상한 각도로 휘어지며 부자연스럽게 구부러지기 시작했다.

"저기, 저건 뭐지? 형, 보여?" 내가 형에게 물었다.

형은 아무 말 없이, 그 사람을 계속 지켜보았다. "모르겠어." 형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확실히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 하얀 형체는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이상한 방식으로 움직였다. 내가 다시 형에게 물었다. "형, 그게 뭐야?" 형은 점점 불안해 보였다. "알았어. 하지만, 모르는 게 나아," 형은 대답하며 창문을 닫으려 했다.

내 마음속에 의문이 더 커져만 갔다. 그 사람이 무엇인지, 도대체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며칠 뒤, 할머니 집에서 나와 돌아가려 할 때, 할머니가 나에게 말을 건넸다. "너희는 그 논에 다시 가지 말거라." 할머니의 목소리에는 뭔가 무게가 실려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었다. 할머니는 이미 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을 알고 있었고, 그 하얀 형체가 무엇인지 알았던 것이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할머니는 나중에 조용히 말했다.

시간이 흐르고, 나는 그날을 잊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다시 그날의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나는 몸서리쳐졌다. 그 하얀 형체가 무엇이었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할머니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그 의미는 아직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고, 나는 또 다른 이상한 일을 겪게 되었다. 이번엔 친구 K군과 함께 여름 캠프에 참가한 이야기였다. 캠프 첫날, 우리는 모두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려고 했지만, 태풍이 다가오고 있어서 수영 대신 방 안에서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창문 너머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해변은 강풍에 휘날리고, 잿빛 파도가 철썩거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바다 가까이에서 움직이는 뭔가를 보았다.

"저건 뭐지?" 나는 무심코 말했는데, K군도 눈을 크게 뜨며 그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바람이 세게 불고, 그 곳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흰 형체가 바닷가를 걷고 있었다. 그 사람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고, 그저 하얀 형체가 움직일 뿐이었다. 처음엔 그저 허수아비 같은 거겠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람이 멈추었음에도 그 형체는 그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K군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건 도대체 뭐지?"

우리는 그것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다. K군은 서둘러 쌍안경을 가져왔다. 내가 그가 먼저 볼 테니 잠시 기다리라고 했지만, 그가 쌍안경을 들여다보자마자 그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그건… 절대 봐선 안 돼," K군은 말없이 쌍안경을 떨어뜨렸다. 그 순간 나는 공포에 휩싸였다. "뭐가 보여?" 내가 물었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K군은 그대로 방으로 달려갔고, 나는 그때서야 그 하얀 형체를 직접 확인해보려 했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며칠 후, 캠프가 끝나고 친척들과 모임을 가졌을 때, 나는 K군에게 그날의 일을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그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불편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그가 본 것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것과도 달랐다는 것을.

그 이후로 나는 '그것'을 다시 보지 않으려 했고, 그날의 기억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살아갔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다시 아침마다 창문을 통해 본 그 남자의 이상한 모습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남자도 과연 살아있는 사람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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