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 드럼통


 도쿄의 한 어두운 골목. 전단지에 적힌 남자의 얼굴이 희미하게 불빛 아래 드러났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떨고 있었다. 야쿠자들이 그의 주위를 서서히 둘러쌌다.

“너 같은 놈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피곤한 줄 알아?”
가장 키가 큰 남자가 느리게 말했다. 그의 손에는 전단지가 들려 있었다.

남자는 변명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손발이 묶인 그는 곧 무거운 드럼통 속으로 던져졌다. 덜컹거리는 쇠소리가 골목에 울렸다.

야쿠자 중 한 명이 호스를 들고 드럼통 위로 다가갔다. 호스 끝에서는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아아, 너희 정말 이럴 필요까지는 없잖아!”
드럼통 안에서 남자가 외쳤다. 그러나 그의 절규는 야쿠자들의 웃음 속에 묻혔다.

“이봐, 호스를 열어.”
호스가 열리자, 작은 생명체들이 쏟아져 나왔다. 반짝이는 집게발과 날카로운 다리가 드럼통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놈이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자고.”
야쿠자들은 드럼통을 빙 둘러서서 흥미롭게 지켜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기대와 다르게 흘러갔다. 게들은 남자의 피부 위에서 움직였지만, 공격하지 않았다.

“뭐야, 이게 다야?”
한 야쿠자가 짜증스레 말했다. 다른 야쿠자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바다에서나 강한 놈들이지, 이런 데서 뭘 기대했겠냐.”
드럼통 안에서 남자는 숨을 헐떡였다. 공포와 고통에 몸부림쳤지만, 게들은 그를 파먹지 않았다. 단지 그의 피부 위를 바쁘게 기어 다니며 주위를 탐색하고 있을 뿐이었다.

“젠장, 그냥 끝내자.”
리더가 말했다. 드럼통 뚜껑이 다시 열리고 남자는 끌려 나왔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온몸은 땀과 눈물로 젖어 있었다.

“내가 말한 대로 돈만 가져왔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야.”
야쿠자는 남자를 내동댕이치며 경고했다.

그날 이후, 남자는 도쿄를 떠났다. 그는 살아남았지만, 드럼통 속에서 보낸 시간은 평생 그의 악몽으로 남았다. 드럼통 속에서 벌어진 그 기묘한 공포는, 겉으로는 아무 상처도 남기지 않았지만, 그의 정신에 깊은 흉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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