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억의 게임
료타는 오래된 게임보이를 꺼내며 기억 속 깊이 묻어둔 추억을 되새겼다. "Saga2"라는 게임 소프트는 그의 유년 시절, 특히 병실에서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그 기억은 늘 안타까움과 아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료타는 어릴 적부터 심한 소아천식을 앓았다.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잦았고, 초등학교 5학년 무렵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을 다녀야 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되었다. 결국 그는 3주간 입원하게 되었고, 4인실 병실에서 지내게 되었다.
병실에는 할머니, 아저씨, 그리고 또래 여자아이가 있었다. 료타는 낯가림이 심하고 내성적이었기에, 다른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그는 주로 집에서 가져온 게임보이로 시간을 보냈다. 그가 가장 좋아했던 게임은 "Saga2"였다. 이미 한 번 클리어했던 게임이었지만, 할 일이 없어 다시 시작했다.
입원한 지 일주일쯤 되었을 무렵, 료타는 자신을 가만히 지켜보는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이름이 사야카였다. 료타는 쑥스러움을 이기고 용기를 내어 "괜찮으면 이거 해볼래?"라고 물었다. 그녀는 반짝이는 눈으로 "괜찮은 거야?"라며 기뻐했고, 료타는 게임보이를 건네주었다.
사야카는 게임 조작법을 몰랐다. 료타는 그녀에게 하나하나 가르쳐 주며 함께 게임을 진행했다. 그는 게임 속 캐릭터들의 이름을 각 병실 사람들의 이름으로 설정했다. 자신의 캐릭터는 "료타", 사야카의 캐릭터는 "사야카"로, 나머지 두 캐릭터는 병실의 할머니와 아저씨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졌다. 게임뿐만 아니라 학교 이야기, 가족 이야기, 좋아하는 음악, 여름방학의 추억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병실 생활이 한층 밝아졌다.
료타의 퇴원 날이 다가왔다. 병실의 할머니와 아저씨는 축하의 말을 건넸지만, 사야카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 료타도 울컥했지만, 그는 애써 참으며 말했다.
"퇴원할 때까지 이 게임은 네가 맡아줘. 나중에 연락 줘."
료타는 게임보이와 "Saga2"를 그녀에게 맡기고 병원을 떠났다.
료타는 퇴원 후 몇 번이나 병문안을 가려고 했지만, 쑥스러움에 결국 가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그는 용기를 내어 사야카를 찾아 병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병실에 없었다. 성명란에도 그녀의 이름은 없었다.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그녀는 "먼 곳에 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료타는 그 말의 의미를 단번에 이해했다. 간호사의 뒷모습이 울고 있는 것을 보고 더 이상 희망을 품을 수 없었다.
료타가 멍하니 서 있을 때, 간호사는 "사야카가 료타가 오면 전해주라고 했어"라며 작은 꾸러미를 건넸다. 그것은 빌려줬던 게임보이와 "Saga2"였다.
집으로 돌아온 료타는 저녁도 먹지 않은 채 방 안에서 게임보이를 켰다. 익숙한 오프닝 음악이 울려 퍼지며 화면에 게임의 메인 화면이 나타났다. 첫 번째 저장 데이터는 두 사람이 함께 진행했던 기록이었다. 진행 상황은 그리 멀리 가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새로운 저장 데이터가 있었다.
그 데이터는 캐릭터들의 레벨이 낮은 초기 상태였다. 호기심에 데이터를 열어본 료타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네 명의 캐릭터 이름이 이렇게 적혀 있었다.
"료타에게(リョータ)"
"여러가지(いろいろ)"
"고마웠어(ありがと)"
"바이바이(バイバ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