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벨메즈의 얼굴


 1971년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벨메즈 마을에 살고 있던 마리아 페레이라 고메즈는 8월 23일, 손자가 부엌 바닥을 보고 기겁하는 모습을 보고 그곳을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부엌 바닥에 사람 얼굴 형상이 나타난 것이었다. 마리아는 이를 지우려 애썼지만 아무리 시도해도 얼굴 형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리아의 남편도 여러 방법을 시도했으나 결국 바닥을 시멘트로 덮어버렸다. 그러나 며칠 뒤 얼굴 형상은 다시 나타났고, 결국 마리아의 남편은 바닥을 부수고 새로 시멘트를 칠하는 공사를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 형상은 다시 나타났고, 이제는 부엌뿐만 아니라 집안 곳곳에서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두려움에 떨며 마드리드 대학의 알구모사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교수는 벨메즈에 와서 집안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얼굴 형상이 가족들이 일부러 그린 것이 아닌지 의심했지만, 그들은 그릴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왜냐하면 얼굴 형상은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수는 얼굴이 있는 바닥을 잘라내어 대학으로 가져가 엑스레이 촬영을 시도했으나, 바닥 조각을 대학에 가져가자 얼굴 형상은 신기하게도 사라졌다. 그런데 그 시각, 벨메즈 집에서는 얼굴 형상들이 다시 나타났고, 부엌 바닥을 가득 채웠다고 한다.

얼굴 형상들은 잠시 후 사라졌지만, 1972년 4월 9일 다시 한 번 집안을 메운 얼굴들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다양한 얼굴들이 보였고, 남녀 수도자(수사, 수녀)로 보이는 얼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얼굴들은 찡그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후 심령 현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집을 방문했고, 바닥에서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해, 부엌 바닥을 파기 시작했다. 2.7미터를 파내자, 수많은 사람의 뼈가 출토되었다. 과학적 분석과 역사학자들의 검토 결과, 이 유골들은 11세기 무렵, 안달루시아를 지배하던 무어인들이 살해한 기독교인들의 유해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로 인해 얼굴 형상은 무어인들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기독교인들의 억울한 혼령이 나타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유골들을 수습하고 위령미사를 거행한 후, 이상 현상은 사라졌다. 그러나 1982년, 사건 발생 10년이 지나 다시 얼굴 형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벨메즈의 집은 유럽 전역에서 고스트 스팟으로 유명해져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이 사건의 원인에 대해 심령 현상을 믿는 사람들은 11세기 무어인들에 의해 살해당한 기독교인들의 원혼 탓이라 주장한 반면, 회의적인 사람들은 얼굴 형상들이 단지 화학 반응으로 생긴 얼룩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람들은 페레이라 가족이 얼굴 형상을 고의로 그려낸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으며, 일부는 마리아 페레이라 고메즈가 영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어 영혼들이 바닥에 형상으로 투영된 것이라 해석하기도 했다.

마리아 페레이라 고메즈는 2004년 85세에 세상을 떠났고, 그녀가 사망한 1년 후, 새로운 얼굴 형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 새로운 얼굴은 논란을 일으켰고, 2007년 한 기자는 이 얼굴이 마리아의 아들 디에고 페레이라 고메즈의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얼굴 형상들도 페레이라 가족의 교묘한 조작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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