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나스카 지상화

Nazca geoglyphs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남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나스카 지역에는 거대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이 지역에는 거미, 고래, 원숭이, 벌새, 거인 등의 그림을 포함해 30개 이상의 거대한 그림과, 소용돌이, 직선, 삼각형과 같은 곡선 및 기하학적인 무늬가 140개 이상 그려져 있다. 각 그림의 크기는 최대 300m에 달해 매우 거대하다. 때문에 이러한 그림은 오직 하늘에서만 완전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기원전 300년경에 그려졌다고 전해지지만, 그 크기와 정교함 때문에 오랫동안 초고대 문명설의 근거로 사용되기도 했다. AI를 활용해 300여 개의 새로운 그림이 추가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 거대한 지상화들은 1939년, 페루 남부 지역을 비행 중이던 비행기 파일럿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그 이유는 그림들이 너무 커서 지상에서는 선만 보일 뿐, 그림 전체를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직 하늘에서만 그 전모를 볼 수 있었다. 1948년에는 미국 롱아일랜드 대학의 농업경제학자인 폴 코소크 교수가 연구를 시작했고, 그 후에는 전직 초등학교 교사였던 독일인 마리아 라이헤가 그의 조수로 연구를 이어갔으며, 결국 큰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이 거대한 나스카 지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제기되었다. 마리아 라이헤는 이 지상화들이 나스카인들이 천문학적인 용도로 만든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나스카인들이 사용하던 도자기에서 새 그림과 비슷한 문양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지상화의 제작 난이도를 보면, 이를 그릴 수 있는 문명이 있다면 그들이 만든 도면이나 축척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그림이 하늘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고대인들이 자신들이 볼 수 없는 그림을 그릴 이유는 없기 때문에, 일부는 이 그림들이 외계인의 우주선 착륙을 위한 표지판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에서는 외계인을 연상시키는 형상의 사람 그림이나 활주로와 비슷한 직선 등이 근거로 제시되지만, 이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또한, 일부는 나스카인들이 열기구를 발명하고 이를 이용해 하늘에서 지상화 제작을 감독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고고학적 증거는 없다. 나스카 지상화가 종교적, 의식적 의미를 가지고 만들어졌다는 설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 북아메리카 원주민들 중에서는 종교 행사 중에 정해진 길을 따라 단체로 걷는 전통이 있었는데, 나스카 지상화도 이와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 거대한 그림들이 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었는지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사막 지역의 특성 덕분에 이 그림들은 1만 년 이상 남아 있을 수 있었다. 한류와 지형적인 특성으로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바람도 약해 그림들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또한, 인간의 손길이 적었던 중세 이후에도 그림들은 온전하게 남아 있었다. 사실, 1955년 페루 정부는 나스카 지상화를 물에 잠기게 하려고 했으나, 마리아 라이헤의 결사적인 반대 덕분에 이를 막을 수 있었다. 그녀는 1940년대부터 페루에 머물며 지상화를 연구하고 보호하는 데 평생을 바쳤으며, 1979년에는 페루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사후에는 위인으로 대우받았고, 그녀의 집은 박물관으로 보존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인해 많은 지상화가 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나스카의 도마뱀 그림인데, 팬 아메리칸 하이웨이 건설로 꼬리가 잘려 나가면서 손상되었다. 일부는 페루 내 부패한 공무원들과 기업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상화를 없애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이 나라에서는 땅을 멋대로 팔고 관광업을 경시하는 등의 부정부패가 일상적이라 안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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