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건] 악마의 시 번역자 피살사건
1991년 일본에서 발생한 이가라시 히토시 교수의 피살 사건은, 그가 살만 루슈디의 논란이 된 작품 《악마의 시》를 일본어로 번역한 것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은 1991년 7월 11일, 이가라시가 쓰쿠바대학 건물 내 엘리베이터 앞에서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살해당하는 형태로 일어났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O형의 혈액과 중국제 쿵푸용 신발 자국이 발견되었지만, 범인을 특정할 만한 결정적인 단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이란 정부는 《악마의 시》에 대한 강력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이란은 루슈디와 관련된 사람들을 처벌하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할 때, 이 사건은 이란 정부의 특수요원이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테러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다른 번역자들에게도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가라시는 무슬림이 아니었으며 이슬람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일부는 그가 《악마의 시》를 번역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느낀 사람이 저지른 테러일 수도 있다고 보았다. 반면, 사건이 단순한 테러가 아니라 개인적인 원한에 의한 범행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가라시 교수는 연구실이 아닌 엘리베이터 앞에서 살해당한 점이 의문을 자아냈고, 이는 범인이 은폐하기 쉬운 장소에서 살해하지 않고 노출된 장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일본 정부는 이란과의 외교적 문제를 우려해 사건을 신속히 종결시키려 했고, 그로 인해 사건 수사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을 찾는 데 한계가 있었고, 결국 사건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이가라시가 쓴 메모가 발견되었는데, 그 안에는 "단노우라에서 죽는다"는 내용이 프랑스어로 "계단에서 살해당한다"로 적혀 있어,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그 후 이 사건은 여러 매체에서 다루어졌고, 특히 2012년 5월 20일 방송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교수에게 경고를 했다는 방글라데시 유학생이 용의자로 의심을 받았으나, 이미 고국으로 돌아가 있었고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이러한 사실들은 주간 문춘에서 폭로된 일본 경찰의 극비 보고서와도 일치한다.
이후 1993년에는 튀르키예 번역자 아지즈 네신이 습격당하는 사건이 있었고, 노르웨이 번역자도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1998년 이란 정부가 루슈디 사건에 대한 종결 선언과 현상금 철회를 발표하면서, 이후 이러한 습격 사건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